견우와 선녀 웹툰 원작 vs 드라마 각색, 무엇이 달라졌을까?

 안수민 작가의 웹툰 '견우와 선녀'가 tvN 드라마로 재탄생하며 원작 팬과 신규 시청자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재된 156화 분량의 웹툰을 12부작 드라마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원작의 핵심 감성은 유지하면서도 드라마만의 서사를 구축한 주요 각색 포인트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원작의 정수를 살리면서도 영상 매체에 적합한 변화를 주느냐에 달려 있다. '견우와 선녀'는 2025년 6월 23일 첫 방송 이후 시청률 4.3%로 출발해 중반 이후 5%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작 웹툰 팬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도 드라마는 나름의 차별화 전략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5가지 전략적 각색 포인트가 있다.

염화 캐릭터 신설 - 갈등 구조의 재설계

드라마 '견우와 선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염화라는 캐릭터의 등장이다. 추자현이 연기한 염화는 원작에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 오리지널 인물로, 명품과 한정판으로 무장한 무속계 인플루언서라는 독특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웹툰에서는 학교 친구 박아영이 주요 빌런 역할을 담당했다. 표지호를 짝사랑하던 박아영은 질투심에 선녀가 무당이라는 사실을 신문사에 제보하며 갈등을 일으킨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박아영 캐릭터가 완전히 삭제되고, 대신 염화라는 성인 무당 캐릭터가 메인 갈등축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12부작이라는 제한된 분량 안에서 청소년들 간의 학교 갈등보다는 무속이라는 전문 영역의 대립 구도가 더 드라마틱한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염화는 과거 신어머니와 같은 신을 모셨던 선배 무당으로 설정되어 있어, 성아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위협하는 복합적 갈등을 형성한다. 특히 6.25 전쟁 때 죽은 학도병의 영혼인 '봉수'를 악신으로 만들려는 염화의 계획은 원작에 없던 판타지 스릴러적 요소를 더했다.

봉수의 비중 확대 - 1인 2역의 서사적 깊이

드라마에서 추영우는 배견우와 악귀 봉수 1인 2역을 소화한다. 웹툰에서도 악령이나 원혼의 등장은 있었지만, 봉수처럼 구체적인 이름과 배경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가 주요 플롯을 담당하지는 않았다. 드라마는 6.25 전쟁 학도병이었던 장윤보가 동생에게 전하지 못한 은가락지 때문에 한이 맺혀 악귀가 되었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6화 말미에 봉수가 견우의 몸에 빙의하고, 11화에서는 성아의 몸에까지 빙의하는 전개는 드라마의 중반 반등 포인트였다. 추영우의 1인 2역 연기는 화제성 1위를 기록하며 시청률 상승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견우가 평소 과묵하고 차가운 성격인 반면, 봉수는 70년 전 청년의 말투와 호기심으로 현대를 바라보는 캐릭터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 설정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청춘 드라마에 녹여내는 의미 있는 시도다. 봉수는 사랑받고 싶었지만 악귀가 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 존재로, 단순한 악역이 아닌 또 하나의 구원 대상으로 그려진다. 웹툰이 주로 10대들의 사랑과 성장에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세대를 넘어선 치유의 서사까지 확장한 것이다.

가족 관계 재구성 - 견우 할머니의 역할

웹툰에서 배견우의 어머니로 등장했던 인물이 드라마에서는 할머니로 변경되었다. 이는 단순한 연령 조정이 아니라 캐릭터 간 관계의 역학을 바꾸는 중요한 선택이었다. 웹툰에서 견우의 어머니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무속 신앙에 매달리다 가세가 기울고 남편마저 떠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이로 인해 견우는 무속을 혐오하게 되고, 성아가 무당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큰 갈등이 발생한다.

드라마에서는 이 갈등의 강도를 조절하기 위해 할머니 캐릭터로 변경했다. 어머니와의 직접적 갈등보다는 할머니의 죽음을 통한 상실과 치유라는 서사가 더 부드럽게 감정선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또한 견우의 부모는 드라마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아, 견우가 홀로 액운과 싸우는 고립감이 더욱 강조된다.

양궁부 설정 추가 - 캐릭터 입체화 전략

드라마에서 배견우는 양궁부 선수라는 설정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웹툰의 견우는 액운 때문에 스포츠 활동은커녕 외출조차 꺼리는 소극적 인물이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양궁이라는 매개를 통해 견우의 성격에 변화를 주었다.

양궁은 극도의 집중력과 정신력을 요하는 스포츠다. 액운을 타고난 소년이 오히려 고요함 속에서 목표를 향해 화살을 쏘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불운 속에서도 자신의 의지로 화살의 방향을 정하듯, 운명에 저항하려는 견우의 의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학교 운동부라는 공간은 성아와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배경이 되어 로맨스 전개에도 기여한다.

서사 압축과 속도감 - 156화를 12부작으로

웹툰 '견우와 선녀'는 본편 142화에 외전 14화, 총 156화로 완결되었다. 여기에는 박아영의 부적 훼손 사건, 견우의 대학 입시, 군입대 전 고백, 대학생이 된 후의 일상, 군 제대 후 재회 등 시간적으로 수년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반면 드라마는 12부작으로 기획되어 주요 사건들을 선택적으로 압축해야 했다.

드라마는 고등학교 시절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배치했다. 웹툰에서 비교적 느리게 전개되던 초반부를 1~2화로 빠르게 정리하고, 대신 중반부 봉수 빙의 사건에 집중했다. 웹툰 후반부의 대학생 에피소드나 군대 이야기는 아예 생략되었다. 대신 12화 최종화에서 3년 후 성인이 된 견우와 성아의 재회 장면으로 마무리하며, 긴 시간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압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드라마에 속도감을 부여했다. 웹툰 팬들 사이에서는 초반 표지호의 순애보가 지나치게 길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드라마는 이 부분을 과감히 줄이고 견우와 성아의 로맨스에 집중했다. 표지호는 여전히 삼각관계를 형성하지만 웹툰만큼 비중이 크지 않고, 대신 친구이자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부각된다.

결말의 완결성 - 열린 결말 vs 해피엔딩

웹툰 원작의 결말은 명확한 해피엔딩이다. 선녀는 신과의 관계를 끊고 견우를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며, 이를 지켜본 신은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한다. 견우는 군입대를 마치고 제대하며, 성아는 견우가 다니는 대학 근처로 신당을 옮겨 관계를 이어간다. 외전은 두 사람의 행복한 일상으로 마무리된다.

드라마의 최종화에서는 견우, 성아, 봉수, 염화의 이야기가 모두 마무리된다. 봉수는 성아가 신령들을 데리고 나타나 진짜 이름인 '장윤보'를 불러주며 천도되고, 동천장군(신어머니)의 희생 이후 염화도 변화한다. 3년 뒤 성인이 된 견우와 성아가 재회하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웹툰처럼 상세한 후일담은 없지만 해피엔딩임을 암시한다.

일각에서는 드라마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실제 방영 결과 원작의 정서를 존중한 완결성 있는 결말을 보여주었다. 다만 웹툰이 대학생, 군인, 직장인으로 이어지는 긴 호흡의 사랑을 그렸다면, 드라마는 청춘기의 첫사랑과 구원이라는 핵심 주제에 집중했다.

원작 팬의 시선으로 본 각색의 의미

웹툰 '견우와 선녀'를 사랑했던 팬으로서 드라마의 각색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작업이었다. 특히 박아영이라는 빌런이 사라지고 염화가 등장한 것, 봉수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처음에는 낯설었다. 하지만 12부작이라는 제한된 형식 안에서 보다 강렬한 갈등과 판타지 요소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작의 핵심 정서가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죽을 운명을 타고난 소년과 그를 구하려는 무당 소녀의 첫사랑이라는 기본 뼈대, 무속 신앙에 대한 존중과 현대적 재해석, 성아의 당당하고 유쾌한 캐릭터, 견우의 고립감과 서서히 열리는 마음 등 웹툰이 사랑받았던 요소들은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조이현과 추영우의 캐스팅도 원작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조이현은 웹툰 속 성아의 거침없으면서도 따뜻한 성격을 잘 표현했고, 추영우는 견우와 봉수라는 정반대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했다. 특히 추영우의 1인 2역 연기는 드라마만의 백미로 꼽힌다.

웹툰과 드라마는 서로 다른 매체다. 웹툰은 독자가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캐릭터와 함께 성장할 수 있지만, 드라마는 정해진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견우와 선녀' 드라마는 이 차이를 이해하고, 원작의 정수는 지키면서도 영상 매체에 최적화된 변화를 시도했다. 팝업스토어 2시간 만에 6,000장 티켓 매진, 대본집 베스트셀러 1위 등의 기록은 이러한 각색이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한다.

원작 웹툰을 먼저 본 독자라면 드라마를 통해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만날 수 있고, 드라마를 먼저 본 시청자라면 웹툰에서 더 풍부한 에피소드와 후일담을 즐길 수 있다. 각각의 매력이 있기에, 웹툰과 드라마 모두를 경험해보길 권한다. 당신은 어느 쪽의 '견우와 선녀'가 더 마음에 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