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실제 1970년대 중정 역사, 중앙정보부 권력 남용 사례 분석


 디즈니+ 오리지널 '메이드 인 코리아'가 1970년대 중앙정보부를 배경으로 현빈과 정우성의 대결을 그립니다. 드라마 속 중정 요원의 이중생활은 실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합니다. 1961년 설립된 중앙정보부가 1970년대 유신체제에서 행사한 무소불위 권력과 각종 공안사건 조작, 고문, 정치공작 실태를 드라마와 함께 분석합니다.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가 그리는 1970년대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는 2025년 12월 24일 공개된 우민호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입니다. 현빈은 중앙정보부 부산지부 정보과장 백기태 역을 맡아 낮에는 국가 요원, 밤에는 밀수업자로 이중생활하는 인물을 연기합니다. 정우성은 부산지청 검사 장건영 역으로 백기태의 범죄를 추적하는 정의파 인물을 연기합니다.

드라마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백기태와 그를 끝까지 추적하는 장건영의 치열한 대결을 그립니다. 백기태는 마약 밀수, 밀거래 등 온갖 범죄에 개입하며 극단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었습니다.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 '하얼빈' 등을 연출하며 권력형 범죄와 정치적 암투를 날카롭게 그려온 감독입니다. 그가 1970년대 중앙정보부를 배경으로 선택한 것은 단순한 시대적 배경이 아닙니다. 실제 역사에서 중앙정보부는 1970년대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 기관이었습니다.

중앙정보부의 탄생과 확장, 1961-1970년대

중앙정보부는 1961년 5월 16일 군사 정변 직후 김종필이 주도하여 창설한 정보기관입니다. 창설 초기에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산하기관이었지만 1963년 3월 이후 대통령 직속 최고 권력기구로 격상되었습니다. 표어는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지만, 실제로는 국가 안보보다 정권 유지에 더 많은 역량을 쏟았습니다.

중앙정보부는 급격히 조직을 확대하여 1964년에는 요원 수가 무려 37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당시 한국 인구를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중정은 정보 및 첩보 업무 외에 대공업무, 내란죄, 외환죄, 반란죄, 이적죄 등의 범죄수사를 비밀리에 담당했으며, 경찰과 검찰을 지휘 통제하는 권한까지 가졌습니다.

1972년 10월 유신 선포 이후 중앙정보부의 권한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1973년 3월에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에 대한 수사권이 부여되었고, 장관급이었던 부장 직급이 부총리급으로 격상되었습니다. 1963년 12월 민정이양 헌법 제정 이후에는 조직 소재지, 정원, 예산에 대한 비공개 규정이 세워졌고, 타부처 예산에 중정 예산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실제 규모를 숨겼습니다.

1970년대 중앙정보부의 권력 남용 사례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현빈이 연기하는 백기태의 이중생활은 허구가 아닙니다. 실제로 1970년대 중앙정보부는 국가기관의 탈을 쓴 범죄 조직처럼 행동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1973년 김대중 납치 사건은 중앙정보부의 권력 남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일본 도쿄에서 야당 지도자 김대중을 납치하여 한국으로 강제 송환한 이 사건은 국제적 외교 문제로 비화했습니다. 당시 CIA 한국지부장 도널드 그레그는 김대중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 사건은 중정의 해외 공작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월권성을 드러냈습니다.

1973년 최종길 교수 고문치사 사건도 중정의 잔혹한 실상을 보여줍니다. 서울대학교 법대 교수였던 최종길은 학생 시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던 중 사망했습니다. 중정은 이를 투신자살로 조작했지만, 도널드 그레그 CIA 한국지부장이 이 사실을 알게 되어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한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그는 박종규 청와대 경호실장을 만나 "한국 중정은 북한에 대응하는 일보다 국내 반대세력을 탄압하는 일에 더 관심이 많다"고 비판했습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중정이 조작한 대표적 공안사건입니다. 긴급조치 4호를 발동한 후 중정은 이 사건들을 만들어냈고, 고문 등 비인간적 가혹행위를 통해 거짓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관련자들은 사형, 무기, 20년형 등을 무더기로 선고받았으며, 일부는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이후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이 사건들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975년 학원 침투 간첩단 사건은 재일교포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작 사건입니다.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었던 김기춘은 재일교포 유학생 21명을 간첩으로 몰아 검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총련 사람을 만난 것, 조선학교에 간 것, 북한 선전물을 본 것 등을 이유로 간첩 혐의를 씌웠고, 한국어가 서툰 유학생들을 고문하여 거짓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이 사건 역시 이후 조작으로 밝혀졌습니다.

남산, 공포의 대명사가 된 장소

드라마에서는 부산이 주요 배경이지만, 1970년대 중앙정보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는 서울 남산입니다. 흔히 "남산"이라고만 불렸던 중앙정보부 본부는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공포의 대명사였습니다.

남산 중정 청사에는 남파간첩 및 좌익사범을 색출하는 국내정보 담당 부서가 있었고, 대외 및 대북 정보수집을 담당하는 해외정보 부서는 이문동 청사에 별도로 위치했습니다. 남산 청사 지하에는 고문실이 있었으며, 수많은 민주화 운동가와 지식인, 학생들이 이곳에서 고문을 당했습니다.

19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들도 남산에서 무지막지한 고문을 당했고,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도 이곳에서 조작되었습니다. 1987년 일명 수지김 사건으로 한 가족이 파탄 나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수많은 간첩사건들이 이곳에서 조작되었으며, 일상적인 불법 사찰과 도청이 이루어졌습니다.

심지어 유신헌법의 초안도 남산 중정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정부 위의 정부였던 중정은 남산에서 23년여 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유린하며 독재정권을 떠받쳤습니다.

중앙정보부장들의 권력과 몰락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현빈이 연기하는 백기태는 중정 부산지부 과장이지만, 실제 중앙정보부장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자 중 하나였습니다.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1963년부터 1969년까지 6년간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정보기관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는 1963년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 사퇴를 막는 정치공작 등으로 박정희 체제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중앙정보부는 그의 지휘 아래 공작정치의 산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김형욱은 3선 개헌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토사구팽당했고, 1973년 미국으로 망명하여 박정희 정권의 치부를 폭로하는 코리아게이트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1979년 10월 7일 파리에서 실종된 그는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지시로 중정 요원들에 의해 납치,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중정이 자기 조직의 전 부장까지 해외에서 암살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음을 보여줍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의 고향 후배이자 육사 동기로 박정희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그러나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권총으로 살해하는 10.26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으로 18년간 이어진 박정희 장기 집권과 유신체제가 종말을 맞았습니다.

중정은 대통령부터 축구선수와 철거민까지 거의 모든 국민이 활동 대상이었습니다. 대북 타격을 위한 실미도 부대와 양지 축구단을 창설해 운영한 것도 중정이었고, 서울 철거민들의 집단 이주를 은밀히 지원하거나 대통령의 사생활까지 책임졌습니다.

1970년대 밀수 범죄의 실상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백기태가 밤에 밀수업자로 활동하는 설정은 1970년대 한국 사회의 실제 모습을 반영합니다. 1970년대는 밀수가 엄청나게 성행하던 시기였습니다.

산업화와 공업화가 발달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첨단 전자제품, 녹용, 금괴, 심지어 일반 소비제품까지 밀수가 부산, 여수, 목포, 인천 등 전국의 주요 항만에서 성행했습니다. 폭력조직이 중심이 되어 부패한 세관 직원과 결탁한 기업형 밀수조직도 많이 암약했습니다.

1975년 세관원 살해사건이 발단이 된 여수 밀수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으며, 여수에 밀약하던 5-6개 파의 밀수조직이 일망타진되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부산을 배경으로 중정 요원이 밀수에 관여한다는 설정은 당시 시대상을 정확히 반영한 것입니다.

유신시대 중정의 정치 공작

1972년 10월 유신 선포 이후 중앙정보부의 권력은 절정에 달했습니다. 1975년 5월 13일 발표된 긴급조치 9호는 사석에서 반유신 의사를 표하는 것조차 영장 없이 구속할 수 있게 했습니다. 중정은 이를 빌미로 광범위한 사찰과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중정은 고문을 통해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사건 등을 만들었고, 교도소에서는 일제 말처럼 전향을 강요했습니다. 국가보안법이나 반공법으로 구속되었다 석방되어도 사회안전법에 따라 보안감호소로 다시 보내지거나 감시를 받았습니다.

중정은 언론과 사법부도 통제했습니다. 1970년 사상계 필화사건에서는 김지하 시인의 '오적' 발표를 문제 삼아 사상계를 폐간시켰습니다. 1964년 리영희 조선일보 기자를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안 관련 기사로 구속한 것도 김형욱 중정부장의 지시였습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중앙정보부 요원의 이중생활을 그립니다. 현빈이 연기하는 백기태는 낮에는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밤에는 개인의 욕망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입니다. 이는 실제 1970년대 중앙정보부가 국가 안보라는 명분으로 온갖 권력 남용과 범죄를 자행한 역사적 사실을 은유합니다. 1961년 설립된 중앙정보부는 1970년대 유신체제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각종 공안사건 조작, 고문, 정치공작, 해외 암살까지 자행했습니다. 남산은 공포의 대명사가 되었고, 김형욱과 김재규 같은 중정부장들은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지만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았습니다. 드라마가 그리는 밀수 범죄도 1970년대 한국 사회의 실제 모습이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우민호 감독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권력의 부패와 개인의 욕망이 뒤엉킨 1970년대를 재현합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며 실제 역사를 되짚어보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