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1 일레븐 캐릭터 탄생 배경, MK-울트라 프로젝트 실제 역사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1'의 일레븐은 단순한 SF 캐릭터가 아닙니다. 팔목에 새겨진 '011' 숫자, 감각 차단 탱크, 비인간적인 실험 과정은 모두 냉전시대 실제 CIA 비밀 프로젝트 MK-울트라에서 가져온 설정입니다. 드라마 속 초능력 소녀 탄생 배경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분석합니다.


기묘한 이야기 1 일레븐 캐릭터 탄생 배경, MK-울트라 프로젝트 실제 역사

2016년 여름, 넷플릭스에 한 편의 드라마가 조용히 올라왔습니다. 시작은 어두운 숲속, 짧게 깎인 머리에 병원 가운만 걸친 한 소녀가 비를 맞으며 도망치는 장면이었죠. 팔목에는 '011'이라는 숫자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고, 그 아이는 말도 제대로 못 했지만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일레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녀 하나로 '기묘한 이야기'는 전 세계를 사로잡았죠.

드라마 내내 일레븐은 호킨스 연구소에서 탈출한 아이로 등장합니다. 브래너 박사라는 사람이 그녀를 '파파'라고 부르게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이름도 없이 번호로만 불렸던 실험 대상이었습니다. 물이 가득 찬 탱크에 들어가 눈을 가린 채 소련 스파이를 염탐하는 실험을 강요받았고, 그 과정에서 실수로 뒤집힌 세계의 문을 열어버렸죠.

근데 말이죠. 이 설정이 그냥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면 어떨까요?

일레븐, 그 아이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더퍼 형제가 '기묘한 이야기'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자료 조사였습니다. 1950~60년대 미국 정부가 뭘 했는지, 냉전 시대에 어떤 비밀 프로젝트들이 진행됐는지 파고들었죠. 그리고 거기서 발견한 게 바로 CIA의 MK-울트라 프로젝트였습니다.

일레븐이라는 캐릭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제 역사의 그림자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우선 그 아이는 이름이 없어요. '011'이라는 번호로만 불립니다. 팔목에 새겨진 그 숫자는 단순한 코드가 아니에요. 앞에 최소한 10명의 다른 아이들이 있었다는 뜻이거든요. 실제로 시즌2에서 '008' 칼리가 나오면서 이게 사실임이 드러나죠.

그 다음은 물탱크 장면입니다. 일레븐이 깜깜한 탱크 속에서 눈을 가리고 멀리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그 장면, 기억하시죠? 이건 MK-울트라에서 실제로 했던 '감각 박탈' 실험을 그대로 옮긴 겁니다. 모든 감각을 차단하면 뭔가 특별한 능력이 깨어날 거라고 믿었던 거죠.

그리고 브래너 박사와의 관계. 일레븐은 그를 '파파'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받은 건 학대와 실험뿐이었어요. 권위 있는 어른을 이용해서 아이를 심리적으로 조종하고, 트라우마를 만들어내는 이 방식도 MK-울트라의 핵심 수법 중 하나였습니다.

정말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고요?

네, 정말입니다. MK-울트라는 1953년부터 1973년까지 20년 동안 진행된 CIA의 실제 비밀 프로젝트예요. 공식적으로는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고 기억을 조작하는 기술 개발"이 목표였죠.

이 프로젝트는 54개의 작은 실험들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여기서 가장 충격적인 건 아이들도 실험 대상이었다는 겁니다. 정신지체 아동들이 있는 주립학교 학생들이 실험에 동원됐어요. 그 아이들 대부분은 자기가 실험 대상인지도 몰랐습니다.

실험 방법도 끔찍했어요. LSD 같은 환각제를 몰래 먹이고, 전기충격을 가하고, 완전히 어둡고 조용한 곳에 가둬서 감각을 차단했습니다. 최면을 걸고, 방사능에 노출시키기도 했죠. 당연히 동의 같은 건 없었어요.

특히 감각 박탈 실험은 드라마 속 장면과 거의 똑같습니다. 피실험자를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공간에 혼자 가둬놓는 거죠. 일레븐이 들어가던 그 물탱크처럼요. 이렇게 하면 뭔가 숨겨진 능력이 깨어날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번호로 불리는 아이들, 정말 있었을까요

일레븐의 팔목에 새겨진 '011'이라는 숫자. 이게 이 드라마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죠.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린다는 건, 그 아이가 사람이 아니라 그냥 실험용 쥐 취급을 받았다는 뜻이거든요.

실제 MK-울트라에서도 그랬습니다. 피실험자들을 번호나 코드로 기록했어요. 정확히 어떤 체계였는지는 알 수 없어요. 1973년에 CIA 국장이 관련 문서 대부분을 불태워버렸거든요. 하지만 남아있는 일부 기록을 보면, 사람들이 익명의 번호로만 관리됐다는 게 확인됩니다.

그리고 여기 더 소름 돋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몬토크 프로젝트'라는 음모론인데요.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던 캠프 히어로라는 군 기지에서 1971~1983년 동안 비밀 실험이 진행됐다는 거예요. 가출한 아이들을 납치해서 초능력 개발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은 '몬토크 보이즈'라고 불렸고, 일레븐처럼 번호로 관리됐다고 하죠.

물론 이건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재밌는 건, 더퍼 형제가 처음에 이 드라마 제목을 '몬토크'로 정했다는 거예요. 직접 영감을 받았다는 거죠.

초능력 개발? 그게 정말 가능하다고 믿었나요

드라마에서 일레븐은 물건을 움직이고, 사람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멀리 있는 걸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놀랍게도, 냉전 시대엔 이런 게 정말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소련이 초능력 병사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에 완전히 패닉 상태였어요. 1950년대 한국전쟁에서 돌아온 포로들 중 일부가 세뇌된 상태로 돌아왔거든요. "소련이 사람 마음을 조종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이런 두려움이 퍼졌죠.

그래서 MK-울트라에서는 텔레파시, 투시, 염력 같은 초감각 능력 개발도 연구했습니다. 당연히 성공한 적은 없지만요. 당시 과학자들은 LSD로 뇌를 자극하거나 전기충격을 가하면 인간의 숨겨진 잠재력이 깨어날 거라고 믿었어요.

일레븐이 능력을 쓸 때마다 코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장면, 기억하시죠? 이것도 실제 MK-울트라 피실험자들이 LSD 투여 후 겪었던 극심한 고통을 반영한 겁니다. 환각에 시달리고, 몸이 망가지고, 정신이 무너지는 그 과정을요.

브래너 박사 같은 사람이 진짜 있었을까요

드라마에서 일레븐을 '파파'라고 부르게 만든 브래너 박사. 악당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사람도 실제 인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예요.

MK-울트라의 실제 책임자는 시드니 고틀립이라는 CIA 화학자였습니다. 별명이 '독극물 전문가'였어요. 이 사람이 LSD 실험을 총괄했는데, 사람들한테 동의도 없이 약물을 먹이고 그 반응을 냉정하게 기록했죠. 부작용이나 고통은 신경도 안 썼어요.

또 한 명은 이완 카메론이라는 의사입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던 병원의 정신과 의사였는데, CIA 돈을 받아서 환자들을 실험 대상으로 썼어요. "심리적 해체"라는 이름으로 전기충격으로 기억을 지우고, 약물로 새 기억을 심으려고 했죠. 환자들은 자기가 실험당하는 줄도 몰랐어요.

브래너가 일레븐한테 "네가 문을 열었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장면 있죠? 이것도 실제 과학자들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피실험자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실험 결과만 중요했던 그 냉혹함을요.

일레븐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짜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1'에서 일레븐의 여정은 단순한 초능력 액션이 아니에요. 번호로만 불리며 사람 취급도 못 받던 아이가, 마이크와 친구들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진짜 "이름"을 갖게 되는 이야기거든요.

에고 와플이 맛있다는 걸 알게 되고,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한 명의 인간으로 자라나는 과정. 그게 이 드라마의 진짜 핵심입니다.

이건 동시에 냉전시대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국가 안보라는 명분으로 동의 없이 실험 대상이 됐던 사람들,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사람들, 심지어 자기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죽어간 사람들 말이에요.

1977년 약 2만 페이지의 MK-울트라 문서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 미국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우리한테 이런 짓을 했다니." 배신감이었죠. 1990년대 클린턴 대통령이 공식 사과를 했지만, 이미 너무 많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난 뒤였어요.


'기묘한 이야기 1'을 다시 보신다면, 일레븐이 처음 숲속에서 발견되는 그 장면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그 아이는 단순히 신비로운 초능력 소녀가 아니라, 국가 권력에 의해 인간성을 빼앗기고 실험 도구로만 취급받았던 수많은 실제 희생자들의 모습이거든요.

팔목에 새겨진 '011'이라는 숫자 하나하나가, 이름 대신 번호로 불렸던 아이들의 이야기예요. 동의 없이 LSD를 맞았던 사람들, 감각 차단 탱크에서 고통받았던 피실험자들의 아픔이죠.

드라마 속 일레븐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할까요? 그냥 재밌는 SF 드라마로만 보기엔, 그 안에 담긴 진짜 이야기가 너무 무겁습니다.